목차
- 영화 <퍼스트 러브 하츠코이> 영화 소개
- 영화 줄거리 & 등장인물
- 해석&명대사

<퍼스트 러브 하츠코이> 정보 및 줄거리
연말 연초에 연인과 보기 좋은 겨울 삿포로 배경의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퍼스트 러브 하츠코이>입니다. <퍼스트 러브 하츠코이>는 2022년 공개된 일본의 로맨스 드라마로, 9부작으로 구성되어 있어 매번 짧게 끝나는 이야기들로 아쉬웠던 분들에게는 작품에 한껏 빠져들 수 있을 만큼 충분한 러닝타임과 깊이 있는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퍼스트 러브 하츠코이>의 특이한 점은 원작 만화나 원작 소설을 기반으로 한 것이 아닌 원작 노래를 배경으로 만들어졌다는 점입니다. 1998년 15살의 나이로 데뷔한 일본의 싱어송라이터 우타다 히카루의 노래인 'First Love'와 'Hatsukoi'를 원작으로 하고 있습니다.
홋카이도 삿포로를 배경으로 하는 만큼 삿포로를 대표하는 라일락 꽃부터 장어덮밥과 박하사탕 등등이 많이 등장합니다. 삿포로 여행을 가기 전에 본다면 겨울의 삿포로를 한껏 더 즐길 수 있을 것입니다. 더불어, 이 작품 <퍼스트 러브 하츠코이> 현대 일본의 굵지막한 사건들을 보여주며 그 시대를 살아왔던 사람들에게 짙은 향수를 불러일으킵니다. 동일본 대지진, 자위대 해외파병 논란, 코로나19 등등 영화 곳곳에서 이런 소재들을 발견하는 것 역시 매우 흥미롭습니다. 특히, 나미키를 보러 가기 위해 해외여행을 계획했던 야에가 코로나19로 2년 후에야 나미키를 만나러 갈 수 있게 되는 이야기는 최근의 코로나19를 매우 현실적으로 반영한 장면입니다.
<퍼스트 러브 하츠코이>는 과거의 첫사랑을 현재에 다시 마주하며 시작하는 영화입니다. 우연히 만나게 된 그 순간부터 여주인공 야에를 적극적으로 찾아 나서는 나미키와 달리, 20대 초 사고로 나미키와의 기억을 잃어버린 야에는 나미키를 보고도 알아볼 수 없습니다. 그런 야에를 바라보는 나미키의 마음은 눈물과 슬픔 그리고 동시에 기쁨과 설렘의 복합적인 감정입니다. 기억이 없는 채로 첫사랑을 다시 사랑하게 되는 야에를 통해 드라마는 "운명"이라는 특별한 것에 대해 관객들에게 다시 생각하게 합니다.
<퍼스트 러브 하츠코이> 등장인물
이 드라마의 원작 노래를 만들고 부른 가수 <우타다 히카루>에 대한 이야기도 매우 흥미롭습니다. <우타다 히카루>는 1998년 15살의 나이로 데뷔하며 일본 총 앨범 출하량 860만장을 기록하며 현재까지도 깨지지 않는 일본 내 앨범 판매량 1위라는 엄청난 기록을 보유한 가수입니다. 일본 내에서는 <우타다 히카루>의 등장과 노래를 하나의 사회 현상으로 여기기도 합니다. 1990년대 세기말로 가면서 대중들은 새로운 음악을 원하였고 이때 일본의 J-POP과 미국의 R&B를 접목한 히카루의 음악은 신선한 충격을 주며 엄청난 사랑을 받게 됩니다. 이는 마치 한국에서 <서태지와 아이들>의 등장과 유사합니다. 드라마에서 한 시대를 표현하기 위해 히카루의 대표곡을 사용할 정도이니 <우타다 히카루>와 그녀의 음악이 가진 시대성은 모든 일본사람들이 공유하는 정서인 듯합니다.
미카시를 연기한 사토 타케루는 2006년 데뷔한 배우로 한국에서는 <바람의 검심> 실사판의 히무라 켄신역으로 많이 알려져 있기도 합니다. 한국인들이 좋아하는 이미지의 미남배우로 일본에서도 탑배우에 속하는 배우입니다. 2020년 개봉한 드라마 <사랑은 계속될꺼야 어디까지나>에서도 주연으로 출연하며 일본 내에서 큰 인기를 끌었습니다. 야에 역할의 미츠시마 히카리 배우는 이국적인 외모를 가지고 있으며 아버지가 이탈리아계 미국인 혼혈입니다. 작품 속에서는 30대의 힘든 현실을 살아가는 와중 미소를 잃지 않는 야에를 매우 잘 소화하여 다른 작품들도 궁금해지는 배우입니다.
해석 & 명대사
9부작이라는 러닝 타임이 부담스러울 수도 있지만 <퍼스트 러브 하츠코이>는 과거와 현재를 넘나드며 주인공들의 삶과 생각을 지켜보고 공감하느라 지루할 틈이 없는 작품입니다. 일본 특유의 아기자기하고 감성적인 연출은 드라마를 보는 내내 즐거움과 깊은 몰입감을 선사합니다. 특히, 30대의 야에와 미카시가 처음으로 다시 만나는 회전교차로 택시신은 우리 모두가 한 번씩 상상해 봤을 법한 지난 연인을 우연히 다시 마주하게 되는 순간을 매우 잘 표현해 줍니다.
"완벽했는데 왜 이렇게 돼버린 거야"
"실망만 안겨줘서 미안"
작품 속에서 야에와 야에엄마의 이야기는 모녀관계에서 얽혀버린 욕망을 보여줍니다. 학창 시절영어말하기 대회, 미인대회 등으로 야에에게 한껏 기대를 했던 야에의 엄마는 야에가 30대에 자신과 같은 이혼녀의 처지가 되자 술에 취해 야에에게 그 속상함과 아쉬움을 토로하고 맙니다. 드라마 '스카이 캐슬'에서 부모의 명예와 욕망을 위해 공부하고 성공해야 했던 아이들의 감정소모와 괴로움이 상기되는 장면입니다. 부모가 자식에게 기대하거나 의존하지 않고 진정으로 인생의 버팀목으로써 응원해 주는 건 얼마나 어려운 일일지 다시 생각해 보게 됩니다.
"처음에는 두 사람 사이가 특별할 게 없었지만 다아시가 용기를 내 고백하면서 모든 게 바뀌었어요."
야에에게 첫눈에 반해 처음부터 야에와 같은 고등학교에 가기 위해 밤을 새워 공부했던 미카시였지만 실상 고등학교에 진학하고 난 후에도 멀리서 지켜만 볼 뿐이었습니다. 그러다 둘 사이를 발전시킨 건 야에의 고백이었죠. 아무리 서로 호감이 있더라도 둘 사이가 특별해지기 시작하는 건 누군가 용기를 내 고백하면서부터라는 아주 단순하면서 간단한 진리를 다시 한번 되돌아보게 만듭니다. 물론 모든 고백이 두 사람 사이를 특별하게 만들지는 않습니다. 작품 속에서도 야에의 택시기사 동료 오타로의 고백은 두 사람을 특별한 사이로 만들지 못했습니다. 그럼에도 상대의 마음을 소중하게 여길 줄 아는 야에의 성숙한 거절과 그 후에도 직장에서 서로를 응원하며 도와주는 두 사람 사이를 보면서 30대의 고백 그 이후와 상대를 배려한 고백과 거절에 대해 생각해보게 합니다.
드라마 <퍼스트 러브 하츠코이>는 두 사람의 운명 같은 사랑에 대한 이야기와 함께 두 주인공 야에와 나미키의 삶에 대해서 이야기합니다. 영문과를 다니며 스튜어디스의 꿈을 꾸었던 야에는 사고로 기억을 잃으며 다니던 병원에서 만난 의사와 결혼하게 되며 대학교를 그만두게 됩니다. 하지만, 그 후 아이를 가진 후 이혼까지 하게 되면서 생계를 위해 택시를 운전하는 택시기사로 일하게 됩니다. 비행기가 아닌 택시에서 일하는 야에를 통해 각자의 멋진 꿈을 가졌던 10대 때와 다른 현실을 살아가는 30대의 씁쓸한 삶을 보여줍니다. 힘든 현실을 살아가면서도 웃음을 잃지 않고 긍정적으로 살아가는 야에를 통해 <퍼스트 러브 하츠코이>는 일본의 중년 세대들과 또 현재의 젊은 세대들에게 잃어버린 30년의 시대적 고민과 슬픔을 공유하며 위로와 용기를 건넵니다. 작가는 두 사람이 먼 시간을 돌고 돌아 다시 이어지는 첫사랑이자 운명이라는 몽글몽글하고 아름다운 이야기와 함께 현실과 생계라는 힘든 것들 사이에서 "꿈"이라는 또 다른 특별한 것에 대해서 이야기합니다. 어쩌면 운명과 꿈, 둘 모두 현실의 어느 시점에는 너무나 멀게 느껴지지만 미래의 어느 시점에는 모두 이루어질 수 있는 것들이 아닐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