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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혼례대첩> 정보 및 줄거리
드라마 <혼례대첩>은 2023년 10월부터 12월까지 KBS에서 방영된 16부작 드라마입니다. 오랜만에 유치하지 않게 즐길 수 있는 재밌는 퓨전 사극을 보게 되어 이렇게 소개합니다. 2023년 12월 기준으로 종영하여 주말에 넷플릭스나 웨이브를 통해 정주행 하기 딱 좋은 드라마입니다. 로운과 조이현 주연의 <혼례대첩>은 조선시대 노처녀, 노총각을 결혼시키는 혼례 대작전을 소재로 하는 코믹 멜로드라마입니다. 조선시대 때에도 지금처럼이나 노처녀, 노총각이 사회문제로 대두되었나봅니다. 비록 만혼의 기준이 되는 나이가 예와 지금이 다르지만 조선시대 때에도 혼인을 하지 않은 혼기에 찬 여성과 남성들에 대한 왕실의 고민이 있었다는 점이 매우 흥미롭습니다. 조선시대 때에는 노처녀와 노총각을 각각 원녀와 광부라고 불렀다고 하네요. 원녀와 광부라는 옛말은 2018년 사랑받았던 사극 <백일의 낭군님>을 통해 처음으로 대중들에게 알려지게 되었습니다. 실제 역사학자에 따르면, 전국 팔도에 스물 넘어 시집, 장가를 가지 않은 원녀, 광부들이 많아지면 음양의 조화가 이루어지지 않아 비가 내리지 않는 등 자연재해의 원인이 된다고 여겼다고 합니다.
드라마 <혼례대첩>은 현재에도 사회적 우려가 높은 낮은 혼인율 문제를 조선시대의 원녀, 광부 문제로 고스란히 투영시켜 다른 시대에서 펼쳐지는 현재 우리 사회의 고민을 관찰해볼 수 있습니다. 현재라는 시간에서 벗어나 이 문제를 다시 바라보는 것은 색다른 시선을 가지게 하는 효과를 줍니다.
뿐만 아니라 <혼례대첩>은 이 드라마의 주인공인 정우와 순덕이 각각 청상부마와 청상과부라는 점에서 또 하나의 새로운 의미를 가집니다. 지금 말로 하면 돌싱남녀가 함께 중매 일을 맡게 되면서 서로에게 관심과 애정을 갖게 됩니다. 지금까지 미혼남녀 혹은 왕실의 혼례 이야기를 주로 다루었던 퓨전사극계에 기강을 흔드는 새로운 패러다임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근래에 돌싱 리얼리티 프로그램이 큰 관심을 받으면서 돌싱의 사랑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을 반영한 것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작품에서는 음지에 있던 그들의 사랑을 차곡차곡 쌓은 진솔한 서사로 아름답게 표현하며 양지로 끌어올리는데 성공합니다.
<혼례대첩> 등장인물
정우 역할로 등장한 로운은 아이돌 SF9의 전 멤버이자 현 배우로 활약하고 있는 배우입니다. 첫 주연작으로는 <어쩌다 발견한 하루>의 하루 역할로 꽃미남 캐릭터로 등장하였습니다. 드라마 속에서는 능청스러운 연기를 매우 잘 소화해 내면서 시청자들에게 큰 웃음을 준 매력적인 배우입니다. 한복이 무척이나 잘 어울려 앞으로의 연기가 더 기대되는 배우입니다.
순덕 역할의 조이현은 동양적인 미모를 가진 배우로 우리에게는 <슬기로운 의사생활>의 장윤복 역으로도 익숙한 배우입니다. 또한, 좀비 호러물 <지금 우리 학교는>에도 등장하여 섬세한 연기를 보여주었습니다. 드라마 <혼례대첩>에서는 여주인공 순덕의 통통 튀는 성격과 당찬 캐릭터가 조이현 배우와 찰떡궁합이었죠. 앞으로도 사극에서 자주 찾아볼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왕 역할로 등장한 배우 조한철은 기존의 엄숙하고 진지한 조선의 왕과는 매우 상반된 유쾌한 캐릭터를 보여주며 드라마를 보는 내내 웃음을 터트리게 하는 배우입니다. 왕이 가진 권력과 왕의 유머가 섞이면서 조선시대 왕이 가진 인간성을 내비치듯 보여줍니다. <혼례대첩>이 퓨전사극으로써 보여준 새로운 도전이라고 볼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명대사 & 결말 해석
드라마 <혼례대첩>은 적절한 연애 스토리와 치밀한 추리전개, 시대상을 반영한 풍속 등으로 작품성면에서 상당한 호평을 받습니다. 특히, 단오날 선화사에서 펼쳐지는 탑돌이 등은 예쁜 형형색색의 연등과 풍등으로 보는 사람들의 마음마저 아름답게 합니다.
"상사병이라는 것이 가망이 없다고 생각될 때 급격히 악화되어 이렇게 스스로 자신을 놓아버릴 수가 있는 것입니다."
보고 싶은 사람을 볼 수 없고 보지 않으려 노력해야 했던 경험들을 누구나 한 번쯤 가지고 있을 듯 합니다. 현재의 우리는 그런 시간들을 바보 같고 어리석은 시간낭비라 치부하며 잊으려고만 노력합니다. 효율적이고 자기 계발 중심적인 현재의 시대에 마음 가는 대로 하지 못하여 마음 아파하며 보내는 시간은 자책으로 이어지기도 하죠. 하지만, 우리 조상들은 이런 상태를 상사병이라는 병으로 여겼습니다. 가히 병이라 인정할 만큼 그 아픔과 슬픔은 진지하게 치료하고 어루만져야 하는 감정의 상태였던 것이죠. 사랑하는 혹은 사랑했던 누군가 때문에 마음 아파 견딜 수 없이 힘들 때에는 바로 이 상사병을 떠올리며 자신을 놓아버리지 않도록 치유의 시간을 가져보았으면 좋겠습니다.
"다시 누군가를 사랑하게 될 거라는 생각을 하지 못했습니다."
서로 가장 사랑했던 사람이 있었던 정우와 순덕이 조금씩 그들의 감정을 알아차리며 마침내 그 마음을 고백합니다. 사별한 배우자를 두고 다른 사람을 마음이 두게 된 이들은 죄책감을 느끼게 되지만 결국에는 현재에 눈앞에 있는 이를 사랑하게 된다고 해서 과거의 마음이 거짓이 되는 것은 아니라는 사실을 깨닫고 자신들의 솔직한 마음을 받아들이게 됩니다. 6개월 남짓의 짧은 결혼생활이었지만 서방님만을 평생 마음에 품고 살아가려 했던 순덕에게도 어느 날 새로 마음을 열게 된 누군가가 등장합니다. 이별을 맞고 과거의 사랑을 떠올리다 보면 다시는 누군가를 사랑하지 못할 것 같다는 생각에 좌절하게 됩니다. 하지만, 그 시간이 흘러가고 나면 어느 날 다시 아름답고 따뜻한 사랑을 하게 되는 시간들이 찾아오는 것 역시 "시간이 약"이라는 말처럼 변치 않은 진리일지도 모르겠습니다. 다시 사랑하지 못할 것 같아 두려운 사람들에게 정우와 순덕의 사랑을 보며 용기와 믿음을 가지고 기다리며 동시에 현재의 행복을 누려도 괜찮다는 말을 전하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