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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만추> 배경 및 정보
가을 하면 떠오르는 영화 <만추>는 영화를 좋아하는 한국 관객들은 모두 한 번쯤 보고 싶은 마음이 드는 영화일 것입니다. 탕웨이의 많지 않은 로맨스 영화 중 하나이자, 현재 그녀의 남편이 된 김태용 감독과의 만남의 계기가 된 영화이기 때문이죠. 많이 알려져 있지 않지만 영화 <만추>는 1966년 이만희 감독의 영화 <만추>를 원작으로 하며, 이후로도 1975년, 1982년에 리메이크된 영화를 김태용 감독이 2011년에 다시 리메이크 한 영화입니다. 그리고 2023년에 <만추 리마스터링>이라는 제목으로 관객들에게 다시 선보이게 됩니다. 이만희 감독의 <만추>는 한국 영화 처음으로 '이야기 위주'가 아닌 '영상 위주'의 작품을 선보였다는 점에서 영화계에서는 매우 큰 의미를 가진 작품입니다. 그만큼 매우 흥미로운 비하인드 스토리를 가지고 있습니다. 1960년 개봉 작품인지라 현재까지 국내에 남겨진 필름은 없지만, 과거 북한에 납치되었던 신상옥 감독과 최은희 배우가 당시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소장 필름에서 <만추>를 보았다고 발언하여 현재 북한에는 원작 필름이 있을 것이라는 기대를 가지고 있습니다. 영화계에서는 언젠가 북한으로부터 원작 <만추>의 필름 복사본을 얻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희망을 가지고 있다고 합니다. 그래서 <만추>는 필름의 유실과 별개로 포스터나, 시놉시스, 실제로 보았던 관객과 배우들의 증언으로 리메이크가 활발하게 벌여지고 있는 작품입니다. 이런 과정들에서 영화 <만추>에 대한 영화계의 각별한 애정이 느껴집니다.
영화 <만추>는 2011년 작품인만큼 지금으로부터 10여 년 전 작품입니다. 지금도 엄청난 유명 배우인 현빈과 탕웨이의 만남이 당시 이 영화 <만추>에서 이루어졌다는 점만을 놓고 봤을 때도 충분히 흥미가 가는 영화입니다. 당시에 현빈은 <시크릿 가든>으로 한국에서도 엄청난 인기를 누리고 있었습니다. 또한, 탕웨이는 <색, 계>로 이미 중국과 한국에서 큰 주목을 받고 있었죠. 하지만, <색, 계>가 중국 공산당으로부터 정치적인 경고받게 되며 탕웨이는 작품 속의 역할 때문에 중국 내 영화계 블랙리시트에 오르게 되는 사태가 발생하게 됩니다. 그러자 탕웨이는 이후 영국에서 긴 유학생활을 거쳐 미국에서 작품활동을 계속하게 되었죠. 그래서 2010년 초반에 탄생한 탕웨이의 두 로맨스 영화 <만추>, <시절연인>이 모두 미국 시애틀을 배경으로 하고 있습니다.
<만추> 줄거리
1966년 개봉한 원작 <만추>는 모범수로 휴가를 얻은 여자와 위조 지폐범인 남자가 우연히 서울행 열차 안에서 마주 앉으며 시작합니다. 둘은 이야기를 나누며 가까워지고 함께 서울 창경원을 둘러봅니다. 여자가 다시 감옥으로 돌아가는 날 남자는 못내 서운해하며 내의 한벌을 여자에게 건네고, 여자가 출감하는 날 다시 창경원의 벤치에서 만나기로 약속하지만 남자는 나타나지 않고 여자는 가을 낙엽 속에서 깊은 회상에 빠지며 영화는 마무리됩니다. 2011년 개봉한 김태용 감독의 리메이크 <만추>는 원작의 이야기를 바탕으로 중국 여자와 한국 남자의 이야기로, 그리고 미국 시애틀 버스에서의 첫 만남으로 재구성되었습니다. 영화 <만추> 속 애나(탕웨이)는 남편을 죽이고 교도소에서 7년 동안 복역하던 중, 어머니의 부고 소식을 듣고 특별휴가를 받아 고향인 시애틀로 향합니다. 그리고 시애틀로 향하던 버스에서 훈(현빈)을 만나게 됩니다. 훈은 버스표를 사기 위해 같은 동양인으로 보이는 애나에게 30달러를 빌리고 돈을 돌려주겠다는 약속을 하며 자신의 시계를 건네죠. 훈은 미국에서 중년 여성들과 함께 시간을 보내며 돈을 받는 호스트입니다. 교도소에서 특별 휴가를 나온 여자와 그 사정을 알 리 없이 해맑은 남자의 만남이 이루 집니다. 애나는 고향에 돌아와 자신과 함께 하기로 약속했던 과거의 연인을 만나며 괴로워하고 답답한 마음을 느낍니다. 그 마음을 해소하고자 쇼핑을 해보기도 하지만, 교도소에서 걸려온 전화에 다시 과거와 현실의 고통으로 돌아오게 되죠. 그러던 중 애나는 우연히 훈을 만나게 됩니다. 훈은 본능적으로 애나에게 접근하고 그런 사실을 알아챈 애나는 머릿속의 어지러움을 잊고자 훈과 함께 시간을 보내는 것을 택합니다. 둘은 함께 놀이공원을 가고 그곳에서 애나는 훈에게 자신의 이야기를 합니다. 훈이 알아들을 수도 없는 중국어로 자신의 과거를 이야기하는 애나와 그 말을 듣고 자신이 알고 있는 중국어로 호응을 해주는 훈의 모습에서 서로에게 관심을 갖고 서로를 위로하고 싶은 마음이 여실히 느껴집니다. 그리고 그렇게라도 자신의 이야기를 하고 싶은 애나의 쓸쓸함과 외로움이 느껴지죠. 훈은 애나 어머니의 장례식에 참석해 애나의 과거 연인인 탕징을 만나게 됩니다. 그리고 어쭙잖게 애나를 걱정하는 탕징을 향해 주먹을 날리고, 사람들에게 탕징이 자신의 포크를 사용했다며 어처구니없는 변명을 합니다. 그리고 애나는 이 상황에서 탕징을 향해 울부짖으며 당시에 왜 자신을 지켜주지 않았는지, 왜 자신을 떠났는지 남아있던 자신의 감정을 표출합니다. 어쩌면 애나에게는 자신을 괴롭혔던 과거를 한번 털어낼 이런 순간이 필요했던 것인지도 모릅니다. 다음날 훈은 애나와 함께 돌아가는 버스에서 자신을 쫒던 사람들을 마주하며 자신이 살인 누명을 받게 될지 모른다는 사실을 알게됩니다. 그리고 애나에게 돌아가 그녀에게 깊은 입맞춤을 하게 되죠. 그 입맞춤에는 앞으로 함께하지 못할 수 있다는 훈의 괴로운 마음과 그 상황으로 인해 깨달은 애나에 대한 자신의 감정이 담겨있었습니다.
명대사 & 결말 해석
영화 <만추>는 남편을 죽이고 교도소에서 특별휴가를 나온 여자 애나와 누군가에게 쫒기고 있는 남자 훈의 3일 동안 짧고 운명적인 사랑 이야기 입니다. <만추>의 제목은 영어로는 Last Autumn, 마지막 가을을 의미합니다. 영화 속에는 만추라는 이름이 주는 쓸쓸함과 단단함이 느껴집니다. 또한, 무표정마저도 매력적인 배우 탕웨이와 비 내리는 시애틀, 그리고 안개가 자욱 낀 날씨가 두 주인공이 처한 상황과 묘하게 맞아떨어지기도 합니다.
"Happiness is on your hand now (행복은 이제 네 손에 달렸어)"
놀이공원에서 애나와 훈이 멀리서 이야기하는 연인간의 대화를 상상하며 더빙을 하는 장면은 영화 <만추>의 명장면입니다. 애나는 자신의 마음을 투영하여 여자의 목소리로 상대에게 이야기합니다. 그리고 훈은 마지막에 이제 그는 떠났고 행복은 네 손에 달렸다고 이야기합니다. 애나가 자신을 괴롭히는 과거에서 벗어나 자신의 행복을 찾기를 바라는 마음이었을 것입니다. 훈은 실제로 애나가 탕징에게 자신의 감정을 표출할 기회를 만들어 줍니다. 그리고 교도소로 돌아가는 길의 애나는 몇 차례 훈에게 웃어 보이며 가벼워진 마음을 보여주죠. 영화는 애나와 훈이 서로의 감정을 확인하고 서로가 소중해지기 시작했을 때즈음 둘의 사이를 갈라놓으며 둘의 인연을 마지막 가을의 추억으로 만듭니다. 서로에게 강렬한 영향을 주었을 애나와 훈이 그 이후 어떠한 삶을 살아갔을지 궁금해지는 강한 여운이 남는 영화였습니다.